최종편집일 : 2019-12-12

아내(64) - 내리는 비 마중가기

기사입력 19-03-25 09:52 | 최종수정 19-03-25 09:5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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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내(64)

-내리는 비 마중가기

 

 

추질추질 비가 오는데

시청 앞 분수는

저 혼자

내리는 비를 맞으러 하늘로 간다.

 

만나서 함께 떨어지려 한다.

마중이란 

저렇게 나가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.

털털털 웃으며

두 손 부여잡고 떨어지는 것이다.

둘이 만나 손잡고 뛰어내리는

저 환한 사랑의 불

 

빗속에 피는 한 송이 꽃

얼싸안고 떨어지는 눈부심을 보아라

 

[시작 메모]

마중은 오는 사람을 나가서 맞이하는 것입니다. 어린 시절 '양정역 마중' 생각이 납니다.

명절 무렵, 돈 벌러 간 누님들은 롯데나 해태, 오리온이나 크라운 제과의 종합 선물세트를 사 가지고 오셨습니다.

온갖 과자들이 오밀조밀 들어있는 고가(이천 원)의 선물세트를 반기러 마을에서 양정역까지 십 리 길을 걸어갔었습니다.

 

배웅은 따라 나가서 작별하여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.

노악산 중궁암에는 명석한 두뇌와 감성을 지닌 보리라는 개가 있습니다.

'​보리'는 하산 길을 같이 내려옵니다. 주차장에서 차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참을 바라본 후 다시 중궁암으로 올라갑니다. 헤어질 때의 꼬리는 천천히 약하게 흔들립니다.

 

눈빛에는 섭섭함이 묻어납니다. 나이가 들어서야 보리에게서 배웅을 배웁니다. 분수를 보며 분수에 맞는 마중을 배웁니다.

 

북천에 벚꽃이 피는 봄이 올 것입니다. 봄 마중을 가야지요, 님 마중을 가야지요,

이승진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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